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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자들의 취미는 도통 알 수가 없다. 아쳐는 그렇게 생각하며 가면이 얼굴에 단단히 고정되어있나 다시 한번 확인했다. 자기가 키우는 카나리아 수인의 생일을 축하해주는 건 백번 천번 양보해서 좋은 주인이라면 할 수 있는 일이다. 그렇지만 그 카나리아 수인을 자기의 단 하나 뿐인 친우라고 하는 건 기인이나 할 법한 일이었다. 문제는 이 제멋대로인 길가메쉬가 운영하는 상단이 무슨 일이 있어도 망하지 않을 것 같은 자금력을 휘두르면 토오사카의 영토 정도는 쉽게 주무를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다행히도, 그런 알력 관계를 떠나서 린과 길가메시의 사이는 나쁘지 않았다. 심지어 선대보다 린이 마음에 든다는 괴상한 이유로 길가메시는 토오사카 가문의 암염을 시세의 두배나 되는 가격으로 매입해주고 있었다. 덕분에 엄두도 못내고 있던 보석광산의 채굴 작업 역시 활성화 되고 있었으니 린에게는 나쁜 일이 아니었다. 카나리아 수인이 아니라 길가메시가 산책하다가 주운 돌멩이의 생일 파티를 한다고 해도 린과 같은 행운을 노리며 참석 할 사람은 수도 대로를 메울 만큼 있을거라는 게 린의 감상이었고 그건 정말로 사실이었다. 거기에 굳이, 천한 수인따위의 생일 파티라니 제정신이냐고 물어서 길가메쉬의 심기를 거스를 사람은 없었다. 아쳐로 말할 것 같으면 누가 참석하겠냐고 말하고 싶은 쪽이었지만 린에게 날아온 초대장이 있는 이상 억지로 끌려가듯이 참가할 수 밖에 없었다. 어쨌거나 아쳐에게는 린의 신변을 보호할 의무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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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을 쓰니 좀 봐줄만 하구나, 잡종."
"어머, 마음에 들려나? 이 가면에 쓰인 보석이 최근 성도에서 제일 인기가 있는 물건이거든. 이번 무도회 때문에 수요가 갑자기 폭증했지 뭐야."
길가메시와 엘키두는 맨 얼굴을 드러낸 채 가면을 쓴 사람들을 내려다 보는 자리에 있었다. 길가메시의 취향 그 대로의 배치이면서도 이 거창한 연회의 주연에게 어울리는 자리이기도 했다. 시야를 가리지 않도록 머리카락을 모두 올려서 고정한 금발의 길가메시 옆에서 연한 녹색의 머리카락을 풀어내린 엘키두가 낯익은 손님들을 반겼다. 엘키두로서도 자기의 생일에 전혀 모르는 사람의 축하만을 받는 일이 지겨웠던 모양이었다. 린이 무릎까지 오는 검은 드레스 자락을 살짝 들어서 길가메시에게 인사하는 동안 아쳐는 흰색의 가면이 모색과 잘어울린다고 칭찬해주는 엘키두에게 고개를 살짝 숙여 답례했다.
"그래서, 선물은 당연히 가지고 왔겠지? 내 친우의 격에 걸맞는 최선의 물건을 진상해보도록 해라."
"모든 보물을 가지고 있다는 당신의 눈에 맞추려고 내가 얼마나 고생했는 줄 알아? 당신의 상단도 이렇게 까탈스러운 손님을 상대할 일은 없었을 걸."
린은 살짝 드러낸 어깨를 으쓱거리면서 손님의 까다로운 취향에 대해서 큰소리로 불평했다. 너무 흔한것도, 지나치게 특이해서 쓸모없는 것도, 그저 값이 비싸기만 한것도 이 손님 앞에서는 모두 의미가 없을거라고 말하면서 자기 앞 사람들이 주고 간 선물의 가치를 한껏 깎아내리는 린을 길가메시는 새빨간 눈을 빛내며 보고만 있었다. 까탈스럽다는 건 길가메시에게 바칠 수 있는 최대한의 찬사라는걸 린은 알고 있었고, 그래서 길가메시는 자신의 구미에 쏙 맞는 아첨을 기꺼이 들어주었다.
"그렇게 입을 놀리는 걸 보니 이 몸이 흡족할만한 물건을 가지고 왔다는 자신이 있나보구나. 어디 한번 보여보거라."
"아쳐."
린이 부르는 소리에 아쳐는 앞으로 나서서 준비해 온 선물을 건넸다. 물건을 받아든 시종은 길가메시의 눈빛에 따라 다시 곱게 엘키두에게 그 물건을 건네었다. 손바닥만한 보석함을 받아든 엘키두의 얼굴은 호기심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 작은 보석함은 엘키두의 머리카락을 닮은 색의 보석으로 장식되어 온몸으로 엘키두를 위한 선물이라고 외치고 있었다. 보석함을 열면 담겨있던 검은 진주들이 엘키두의 얼굴에 오색빛을 반사했다.
"흑진주…?"
"그냥 흑진주가 아니야. 남쪽 해안을 따라가면 카나리아 수인들이 모여사는 섬이 있다고 해. 그 곳의 카나리아 수인은 이 진주를 녹여먹어서 인간만큼 장수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고 있어. 이 진주를 살때 그 소문이 사실이라고는 말해주지 않았지만, 아버지가 처음 거래했던 수인이 지금까지 살아있는걸 보면 분명한 사실이겠지. 어때, 이정도면 까탈스러운 그 성미에 맞는 선물이 될까?"
장수를, 그리고 번영을. 린의 얼굴은 길가메시를 향해 있었지만 아쳐는 린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보지 않고도 선명히 그려낼 수 있었다. 자신이 가지고 있는 패 중에서 가장 강한 패를 내놓고 자신만만한 웃음을 사랑스러운 얼굴에 한가득 띄우고 있을게 뻔했다. 아처는 그런 린의 태도를 누구보다 사랑했지만 그건 결코 상인의 자세는 아니었다. 최강의 패를 아낌없이 쓰는 그 자세는 귀족이라기보다는 승부사에 가까웠다. 그런 린의 자세가 왕의 자리를 걷어차고 나온 거상의 눈에는 그저 흡족한 모양이었다. 길가메시의 입꼬리가 만족스럽게 휘어졌다.
"좋다. 기특한 노력에는 그에 맞는 보답이 있어야 마땅하겠지."
"더 칭찬하는게 좋아."
린은 코끝을 살짝 든 채로 한껏 거만한 자세를 취했다. 그걸로 충분했다. 여기에서 굳이 매입가격을 올린다던가, 시세보다 얼마나 더 챙겨준다던가 하는 이야기는 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지금 이자리는 어디까지나 엘키두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한 자리였다. 가면까지 쓰고 현실의 이야기를 하는건 축제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어리석은 태도였다. 그리고 길가메시는 자신의 연회에서 즐기지 못하는 손님을 두고볼 마음이 전혀 없었다. 그건 린의 뒤에서 굳은 입매를 하고 있는 갈색 피부의 남자도 마찬가지였다. 즐길줄도 모르는 하찮은 자이지만 그 주인이 좋은 선물을 가져온 만큼은 접대해주어야 마땅하다. 길가메시는 그렇게 생각하고 입을 열었다.
"주인의 안전은 이쪽에서 보장할 테니 네놈도 이 몸이 제공하는 연회의 기쁨이라는걸 누려보거라. 그 인상 쓴 얼굴을 보면 술맛도 달아난다."
길가메시는 밋밋하고 재미없는 하얀 가면을 쓰고 있는 아쳐를 향해서 손을 내저었다. 그 주인에 비하면 재미라는걸 찾아볼 수가 없는 놈이었다. 지금도 연회의 주인인 길가메시가 아니라 린의 동의를 기다렸다가 물러가는 태도까지 시시한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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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참견을."
아쳐는 길가메시가 들을 수 없다고 확신할 만큼 멀어져서야 하고싶었던 말을 내뱉었다. 부자란 정말로 괴팍한 족속이다. 가면 뒤로도 수인의 뾰족하게 솟은 귀를 숨길 수는 없다. 주인없는 수인을 따라다니는 흥미 위주의 눈길 속에서 연회를 즐기라니 남의 눈길은 전혀 신경쓰지 않는 뻔뻔한 신경줄의 길가메시 본인이나 가능한 일이었다. 아쳐는 린이 있는 방향에 마지막으로 눈길을 주고 기둥뒤로 몸을 숨겼다. 뒤에서 걸어나오던 누군가와 부딪히지만 않았다면 아쳐의 목적은 이루어졌을 것이었다.
"아이쿠, 미안!"
"아."
목표를 달성하는 대신 아쳐는 기둥 뒤에서 씩씩하게 걸어나오던 남자와 제대로 충돌했다. 방심하고 있었던 눈 앞에 별이 보일 정도였다. 한쪽이 날아갈 정도였다면 오히려 충격이 덜했겠지만 두 사람 다 날아가기에는 지나치게 체격이 좋았던 모양이었다. 아쳐는 부딪힌 충격으로 비뚤어진 가면을 더듬어 고쳐썼다. 눈물이 찔끔 날정도로 아프다는 얼굴로 상대 남자는 콧등을 쓰다듬고 있었다. 가면이 날아가버린 하얀 얼굴에서 붉은 눈동자가 선명했다. 파란 머리카락 사이에서 복실 복실한 개 귀가 한껏 앞을 향하고 있었다. 상대방이 무의식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투기에 반응해서 귀를 젖히려던 아쳐는 눈가를 누르는 가면에 정신을 차렸다. 자신은 어디까지나 린을 보호하기 위해 참석했다는 걸 잊으면 안되었다.
"난 사과했는데 그쪽은 사과 안하기야? 아프다고."
"그, 미안하다."
남자의 얼굴에서 날아간 푸른 가면이 바닥에 떨어져 있었지만 남자는 그걸 주울 생각이 전혀 없어보였다. 얼굴을 전혀 감출 생각이 없어 보이는 태도에 당황한 건 아쳐쪽이었다. 하기야 가면 무도회라고 해도 푸른색 귀를 달고 있는 개수인이라면 가면을 쓰든 안쓰든 의미가 없을 것 같기도 했다. 길가메시의 초대를 받은 이상 일반적인 수인이라고 생각하기에도 애매한 일이었다. 누군가의 사냥개라고 보기에는 지나치게 들개같은 느낌을 주는 남자였다. 꼬리는 보이지 않는 것이 다리에 감아서 숨기기라도 한 모양이었다.
"어라, 그 귀."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씨익 웃었다. 상대 남자의 눈이 아쳐의 가면을 스치고 올라가 곧 뒤로 기울어져서 살짝떨고 있는 아쳐의 귀에 진득하게 머물렀다. 개 수인들이란 이상할정도로 친근하게 구는 족속들이다. 하지만 가면 너머로 흘끔대는 시선만 가득한 곳에서는 아쳐도 가면을 걸치지 않은 맨 얼굴의 남자가 싫지 않았다.
"쿠훌린이다. 랜서라고 불러도 좋아."
"아쳐다."
쿨란의 개라니 꽤나 성의 없는 작명이었다. 어쨌든 진짜 이름은 아닐 거라고 생각하며 아쳐는 자신을 소개했다. 아쳐니, 랜서니 하는 호칭을 봐서는 상대도 용병단에서 꽤나 굴렀던 모양인데 아쳐는 이렇게 눈에 띄는 남자를 본 기억이 없었다. 린이 자신을 주운 이후에 용병단에서 활약했다면 가능할 수도 있었지만 이리 저리 뜯어봐도 랜서에게선 용병단 특유의 비틀림 대신 활력이 넘쳐나고 있었다. 길가메시의 손에 자유라도 선물 받은 모양이었다. 수인이든 인간이든 평등하게 모두를 하찮게 보는 남자의 얼굴을 떠올리면서 아쳐는 남자가 악수를 청하는 손을 잡아서 가볍게 흔들었다.
"이 집 주인은 정말 재수 없는 자식이야."
"거기다가 제정신도 아니지. 저런 녀석에게 황금이 끊이질 않는게 통탄할 일이다."
거기에 집주인이 이상하다는걸 명확하게 인지할 정도의 지식도 있는 모양이었다. 정상인에 대한 호감이 솟구치는걸 느끼며 아쳐는 팔짱을 풀었다. 애초에 수인의 생일파티를 열고 그걸 즐기라고 수인에게 초대장을 뿌리는 것 부터가 글러먹었다. 하지만 길가메시가 인생의 고난을 겪고 갱생하는 즐거운 일따위 일어날리가 없는 일이었다. 왕의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도 행운은 길가메시의 인생에 언제나 따라붙었다. 순전히 기분으로 상단을 운영하는 것 같아도 길가메시 본인의 통찰력이 상단의 운영을 가능하게 했다. 길가메시에 대한 불평을 늘어놓는 랜서의 말에 고개를 끄덕거리는 아쳐의 허리춤에서 하얀 꼬리가 살랑거렸다.
"그래서, 나한테 이런 장난을 친 대가로 제대로 한방을 먹여주겠다고 결심했지."
"아아, 응원하도록 하지."
랜서가 창을 휘두르는 손모양을 취하는데는 아쳐까지 신이 날 정도였다. 한껏 열을 올리면서 바보스러운 계획을 짜는데도 비웃고 싶지 않았다. 주먹을 꽉 쥐고 상상속의 일그러진 길가메쉬의 얼굴을 감상하던 랜서의 귀가 쫑긋거렸다. 기둥과 떨어져 있는 연회장의 입구가 무슨 일인지 잔뜩 소란스러웠다. 여자들의 호들갑스러운 인사가 앞머리를 멋들어지게 내린 한 기사를 향해있었다. 새된 목소리를 내고 있는 여성들에게 마주 인사를 해주면서도 금색의 눈동자는 누군가를 찾으려는 듯 연회장을 훑고 있었다. 그 눈동자가 이쪽을 향하기 전에 랜서는 한발을 내딛어 기둥 뒤쪽으로 몸을 옮겼다.
"랜서?"
"어, 지금 눈에 띄면 곤란해지니까, 잠깐만."
의아해하는 아쳐의 표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랜서는 언제 주워든건지 모를 가면을 뒤집어 썼다. 파란 가면으로도 가려지지 않는 선명한 붉은 눈동자에 가득 담긴 절박함에 아쳐는 말을 삼켰다. 가면 뒤의 파란색 귀가 불안한듯이 뒤로 젖혀졌다. 아쳐는 체면도 던져버리고 몸을 잔뜩 수그리고 있는 랜서를 바라보고, 다시 기사인게 분명한 남자를 바라보았다가 한가지 결론을 도출해냈다. 보호할 주인도 없어보이는 수인이 연회에 들어올 방법은 딱 한가지 뿐이었다.
"몰래 들어온거였나."
"잠깐, 뭐?"
"축제니까 그것도 괜찮겠지. 이대로 나가도 잡을 사람은 없겠지만 가기 전에 길가메시에게 한방 먹여줄 생각이라면 엘키두와 인연이 있다고 해도 오늘은 통할거다."
랜서는 기둥 뒤에 쭈그려 앉은 상태로 완전히 오해하고 있는 듯한 상대를 올려다 보았다. 검은피부에 하얀 머리카락을 하고 있는 남자의 가면 아래로 보이는 잔뜩 힘이 들어간 턱선 만으로도 상대가 비밀을 보장해주겠다고 말하고 있는게 느껴졌다. 길가메시의 장난으로 귀를 달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후배에게 들키기 싫었을 뿐인데 어째서 자신이 연회에 초대장도 없이 들어온 불한당 취급을 받고 있는지 모를 일이었다. 랜서는 팔짱을 버티고 서서 디어뮈드와 자신 사이를 가로막아주고 있는 남자를 올려다 보았다. 아쳐의 허리춤에서 어울리지 않는 가느다란 꼬리가 튀어나와 기둥 뒤로 숨으라는 듯이 기둥을 몇번 두들기는걸 랜서는 홀린듯이 보다가, 아쳐가 거대한 오해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아니, 저기 아쳐. 뭔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저쪽에서 눈치챈 모양이니 서두르는게 좋겠다. 랜서."
랜서가 서둘러서 움직이지 않으면 목 뒷덜미를 잡아채서라도 던져버리겠다는 투로 말하는 아쳐 덕분에 랜서는 자신쪽으로 성큼성큼 걸어오고 있는 후배를 발견했다. 아쳐의 말대로 지금은 길가메시에게 한방 먹여주기 위해서 사라지는게 나아보였다. 이 오해를 어떻게 갚지. 랜서는 아쳐의 빳빳하게 젖혀진 귀를 보고 고심했다. 아무래도 랜서도 아쳐도 서로 오해를 한 상황이라는게 곤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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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쿨란의 맹견이라는 이름에 어울리는 꼴이지 않았느냐."
"그게 사람 머리에 개 귀를 달아놓고 할말이냐?"
랜서는 길가메시가 거만하게 기댄 채로 있는 쿠션에 폭발의 룬을 거는 상상에 빠질뻔 한 자신을 다잡았다. 아직 길가메시에게 물어볼 것이 남아있었다. 윈래대로 돌아온 귀 뒤를 긁적이며 랜서는 말을 이었다.
"연회장에 하얀 모색의 고양이 수인이 있던데. 그, 걔는 네가 장난친 게 아니지? 아쳐라고 하던데."
"같은 기사단이라고 착각이라도 한것이냐? 용병단에서도 아쳐라는 호칭은 있다. 토오사카 계집애의 하인이지."
"아, 역시."
랜서는 한숨이 나오는 걸 참기 위해서 손에 얼굴을 묻었다. 빙글거리면서 웃고 있는 길가메시의 얼굴을 보면 더 화가 날것 같았다. 연회고, 축제고, 장난을 즐길줄도 모르는 놈이라며 태평스럽게 굴고 있는 저 화상이 모든 악의 근원이었다. 애초에 연회라지만 수인이 들어올 수 있게 초대장을 보내는 것 부터가 글러먹었다. 이 연회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며 랜서는 속에서 천불이 나 숨을 내쉬었다. 덩치에 어울리지 않는 하얀 꼬리의 움직임이 자꾸 머리속에서 맴도는 기분에 랜서는 이마를 매만졌다. 까닭없이 속이 간지러웠다.